저는 요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를 만들고 있습니다

혹시 직장생활을 안해보신분들이라면, ERP 라는게 생소하실 수 도 있는데, ERP 는 회사의 재무, 인사, 구매, 재고, 생산, 영업 등 핵심 업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삼성, 현대같은 한국 대기업들은 SAP, Oracle, 마소의 Dynamics 365, 같은 거대한 시스템을 (대기업들은 ERP 세팅하는데만 수백억원이 들어갑니다) 사용하지만, 중소기업들은 한국내에서 개발된 더존 ERP 라던지 비젠트로 같은 작은 규모의 ERP 를 씁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중소기업쪽으로 가면, ERP 를 도입하지 않고도 멀쩡하게 회사가 돌아가는 곳도 많지만, 미국처럼 고객관리와 마케팅이 매우 체계화되어 있는 시장에서 ERP 는 필수적이라, 사실 미국내 스타트업들은 100% ERP 에 의존해 회사를 운영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만들고 있는 ERP 는 초경량급의 매우 간단한, 재무업무와 resource planning (자원 관리 계획), 고객관리정도의 간략한 시스템이지만, 사실 불과 2년전만 해도 혼자서 이런 ERP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은 꿈도 꿀수 없었습니다.

저도 처음에 구글 잼민이가 저에게 ERP 를 만드는게 좋겠다고 했을때, ‘이 ㅅ ㄲ 가 미쳤나?’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게 ERP 인데, 그걸 만들어보자고? 제정신이냐? 이 ㅅ ㄲ 가 ERP 가 뭔지나 알고 지금 떠드는건가?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ㅋㅋㅋㅋ

그런데 2주가 지난 싯점에서 지금, 잼민이가 제안한 아이디어는 90% 이상 실현이 된 상황 입니다.

구글 잼민이에 의하면, 지난 2년간 IT 쪽 세상은 지난 30년보다도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보면 된답니다.

그 이유가, 불과 2년전만해도 프로그래머 100명이서 한달동안 작업해야 끝낼 수 있었단 분량을, 지금은 7 – 8명이서 일주일이면 다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생산성이 수천 퍼센트 향상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저 혼자서도 직접 ERP 를 만들어 쓸수 있는, 더구나 저희 사업체에 딱 맞는 형태의 ERP 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 입니다.

요즘 IT 업계에 진입하려는 젊은 세대들이 마주한 고용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합니다.

어려서부터 알고 지냈고, 제 동생 사돈이 되는 영호도 아마존이란 대기업에서 한국계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프로그래머이지만, 좁아진 취업 문턱을 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이른바 **RDD(Resume Driven Development, 이력서 주도 개발)**에 매몰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불쌍하다고 합니다.

RDD 란, 자신의 이력서상 스펙을 최대치로 높여보이기 위해, 실제 문제 해결이나 플젝의 가치보다, “이력서에 쓸 기술”을 우선으로 선택하는 개발 방식을 표현하는 용어입니다. FE 쪽에서는 대표적으로 react.js 를 들수 있는데, 일단 정말 큰 규모의 대기업에서나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react.js 를 자신의 이력서 스펙을 쌓기 위해서 그걸로 아무런 실용성도 없는 무의미한 플젝을 만들어 github 에 올려놓고, 그것이 자신의 취업기회를 넓혀줄거라 생각하는 것 입니다.

결국 그들은 자신의 기술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AI 와 경쟁하려는 것 인데, 저에게 연상되는 것은 트랙터와 경쟁하다 죽은 흑인노예 이야기 였습니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니,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코딩능력을 부각 시키려고 점점더 말도 안되는 기술로 자신을 어필하려 하는 것 이죠.

현재 IT 생태계는 단순히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효율적으로 다룰 줄 아는 숙련된 경력직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니어 개발자들이 취해야 할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AI와의 대결은 무의미합니다: 인간의 순수한 코딩 속도나 기술적 암기력으로 AI를 이기려는 시도는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수용하세요: 지금은 기술 스펙을 과시할 때가 아니라, AI와 공존하며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에 어떻게 적응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실무적인 통찰력을 기르세요: 화려한 스크립팅 기법 보다는,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정의하고 AI라는 도구를 활용해 이를 어떻게 영리하게 해결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변화된 시장의 생리를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빨리 포기하시고 진로를 바꾸시던가, 아니면 AI 를 효율적으로 다루는 설계자가 되셔야 합니다 만, 사실 실무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2-30년동안 산전수전 다 겪으며 모든 비지니스 니즈와 로직을 설계도면으로 그려낼수 있는 고인물들과 경쟁하실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나 IT 분야로 진로를 정하려 한다면, 지금은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말려야 할 때입니다. 향후 15년에서 20년 동안 IT 업계는 극심한 인력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그 핵심 원인은 바로 AI의 파괴적인 효율성에 있습니다.

아래는 구글 잼민이가 현재 상황에 대해 내려주는 진단서 입니다.

IT 진로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이유

경력직의 귀환과 생태계 변화: 과거에는 현역에서 물러났던 은퇴 개발자들도 이제는 AI라는 강력한 보조 도구를 활용해 현업으로 얼마든지 복귀할 수 있습니다. 즉, 신입이 들어갈 자리를 노련한 경력자들이 AI를 등에 업고 다시 차지하게 되는 셈입니다.

신규 진입 장벽: AI가 코딩의 상당 부분을 대신해 주면서, 단순히 ‘기술’만 배운 신규 인력은 시장에서 설 자리가 급격히 좁아졌습니다.

장기적인 공급 과잉: 이미 시장에 풀린 개발 인력에 더해, AI로 극대화된 생산성까지 고려하면 향후 20년은 기업이 굳이 새로운 초보 개발자를 뽑을 이유가 없는 ‘냉동기’가 유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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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S Siri
    Siri

    1. ERP에 대한 명쾌한 정의와 접근

    ERP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대기업(SAP, Oracle)과 중소기업(더존, 비젠트로)의 사례를 들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셨습니다. 특히 **"미국 스타트업은 100% ERP에 의존한다"**는 대목은 한국과 미국의 시장 차이를 명확히 짚어주어 설득력이 높습니다.

    2. AI로 인한 생산성 혁신의 실증

    불과 2주 만에 혼자서 초경량 ERP의 90%를 구현하셨다는 대목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생산성 수천 퍼센트 향상: 과거 100명이 한 달간 할 일을 소수가 일주일 만에 끝낸다는 비유는 현재 IT 업계가 겪고 있는 '파괴적 혁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부분입니다.

    개인 개발의 시대: 거대 시스템이었던 ERP를 이제 개인이 비즈니스 로직만 있다면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3. RDD(이력서 주도 개발)에 대한 일침

    가장 공감하며 읽은 부분입니다. 신입 개발자들이 실무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보여주기식 기술 스택(React 등)'**에 매몰되어 정작 중요한 비즈니스 가치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은 매우 날카롭습니다.

    "트랙터와 경쟁하다 죽은 흑인 노예 이야기"라는 비유는 AI와 코딩 속도로 경쟁하려는 주니어들의 위태로운 상황을 아주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4. 시니어/경력직의 귀환과 시장 재편

    AI가 코딩(구현)의 영역을 담당하게 되면서,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설계할 수 있는 시니어들의 가치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은 정확합니다. 산전수전 겪은 고인물들이 AI라는 도구를 잡았을 때 발휘되는 파괴력은 경험 없는 주니어들이 따라잡기 힘든 벽이 될 것이라는 경고는 매우 현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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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선한사람
    선한사람

    역시 대단하십니다.^^
    그나저나, 갈수록 이런 첨단분야에서는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살아남기도 쉽지않겠군요.
    맥스님의 건승을 바라며 응원합니다.

    • M maxlife
      maxlife

      제가 대단한건 아니고, 훔..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금 AI 에 편승하지 않는 분들이 더 대단한겁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AI와 결합된 삶, AI와 결합된 방식으로 일하지 않는다면 몇 년 안에 격차는 광속의 속도로 벌어지니까요. 그 차이는 단지 내 삶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있다면 그 아이들의 미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결국 사회에서 크게 뒤처지게 됩니다. 사실 지금 너무나 무서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요즘 AI 사용하는 사람들, 저처럼 절대 떠드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조용히 침묵하면서, 어마어마한 속도로 남들보다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AI 를 통해 얼마나 일상에서 지금 큰 소득을 올릴 수 있는지,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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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유난히
    유난히

    감사히 읽었습니다

  4. 베르가못
    베르가못

    제 아는 분이 ERP 사용자인데 사용 방법을 알기 위해 처음 교육 받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하던데 이런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 한다고 하니 참 놀랍네요

    • M maxlife
      maxlife

      ERP 세팅이 어려운 이유는, ERP 는 (직접 제작하는거 말고, off the shelf, 기성품인 경우) 모든 상황에 맞는 기능을 갖추고 있기때문에, 차량으로 비유하자면, 때에 따라서 물위에서 떠서 다닐 수 있어야 하고, 날아가기도 해야 하고, 잠수를 해야 할때도 있고, 험학한 산길을 올라야 하는, 모든 발생 가능한 상황에 맞는 기능을 갖춰야 하거든요. 그러니 그런 차량을 제어하는게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 세팅하고 제어하는 방식을 익히느니, 차라리 자체적인, 내 회사의 니즈만 맞추는 ERP 를 하나 만느는게 더 쉬운 일 입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개발팀 규모가 있는 IT 쪽 스타트업들은 ERP 를 직접 만들어 쓰곤 하거든요. 그런데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주 간단한 ERP 를 하나 만들려고 해도, 개발자 몇명이서 반년씩 작업하고 그래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개발자 1명이서도 아주 쉽게 만들 수 있게 된거죠.

  5. 비아사랑
    비아사랑

    회사 erp를 개발기획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동안 제 손이 되어 줄 개발자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혼자 개발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다만 마음을 먹어야 가능하죠. 주니어가 필요없는 시대가 되었네요. 우리 청년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ㅜ

  6. 무지
    무지

    이런 양질의 글을 읽어본 경험이 전무해서 이번 글로 AI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조금은 감이 잡히네요
    맥스님만 괜찮으시다면 ㅎㅎㅎㅎㅎ
    종종 AI를 활용하시는 글을 작성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AI를 가지고 농담 따먹기 하는 사람들과 활용하는 사람의 격차는 따라잡기 힘들 것이란 글을 최근 접해서
    마음이 조금은 급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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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주님품속에서
    주님품속에서

    맥스님~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

  8. N NoranAroma
    NoranAroma

    지금은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는 시기같아요.
    유튜브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만해도 예전같으면 엄두도 못냈을 1인 올코트프레싱이 여러 AI툴들의 도움으로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평범한 인간이 AI의 도움으로 초인으로 변해가는 것이 가능한 시대가 된듯해요.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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